공감각적 파도 중첩
이 작품은 인류에게 있어 사운드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파도 소리에 대한 경외를 담고 있으며, 그것의 개념적,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 확장을 다룬다. 이 작품은 또한 ‘중첩 패턴 감상’과 ‘기계의 대리 상상’, 두 가지 개념을 제안하며, 이를 이용해 다양한 시청각 패턴을 발생시킨다.
각 관객들은 전시 공간의 스피커들 중 하나에 귀를 기울임으로써 각 스피커에 대응되는 실제 바닷가 장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만약 그 스피커의 손잡이를 잡고 회전시키면, 대응되는 바닷가에서 해당 방향을 바라볼 때 들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각각 다른 시공간상에서 불려온 파도들은 한 곳에 모임으로써 중첩되며, 서로 영향력을 행사하여 서로의 소리를 교차 변형시키기도 하고, 각각의 것을 따로 관찰했을 때는 들을 수 없었고 볼 수 없었던, 마치 포스트휴먼의 감각 스트림(stream) 확장 후와 같은 새로운 패턴을 관람객들에게 선사한다.
또한 전시장의 컴퓨터는 관객을 위해, 마치 인간이 파도 소리를 듣고 파도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것과 같은 과정을 대신 수행하고 그것을 디스플레이한다. 전방위 오디오 정보로부터 파도의 모습을 생성해내는,
대리 상상인 것이다.
이 작품은 전시와 퍼포먼스로 구성되어 있으며, 퍼포먼스의 경우는 관객들이 아닌 퍼포머가 악보의
패턴 지시에 따라 스피커 시스템을 조작하고, 주어진 시공간 아카이브상에서 흥미로운 소리들을 찾아내
관객들을 위해 나열한다.
기간:
2021.11.7 - 2021.11.21
장소:
CoSMo 40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년 예술과 기술융합 지원
작가:
류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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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에 대하여
파도 소리는 많은 이명들(nicknames)을 가지고 있지만, 대체적으로 원천 또는 날것을 상징한다.
미래주의자 루이지 루솔로(Luigi Russolo)의 사운드 분류법에 따르면, 파도 소리는 정적(silence)의
시대에 간간히 울렸던 태초의 소리이다. 그런데, 그가 가장 진보된 미래의 사운드 중 하나라고 묘사하는 ‘무한한 가능성의 노이즈’와 파도 소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즉, 파도 소리는 인류에게 있어 사운드의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인 것이다. 현재 인류가 청각 예술에 사용하는 모든 소리들은 수학적으로는 노이즈의 정제라고 볼 수 있고, 태초부터 존재했던 대표적인 노이즈는 파도 소리이다.
모든 육상생물이 바다로부터 왔다는 이론까지 합쳐서 생각해 본다면, 파도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인류의 모든 것을 동시에 듣는 것이 아닐까?
데이터 플로우
전시: 위에서 모습
전시: 정면에서 모습
퍼포먼스: 위에서 모습
바닷가 멀티채널 파도소리 샘플링 장치 설치 모습
인터렉티브 스피커 시스템 조작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