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식적-반향적 진동
인공지능기반 오디오 및 이미지 재생산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한의 재생산에 대해 사유해보는 오디오비주얼 퍼포먼스 작품이다.
이 퍼포먼스에서 실시간으로 아티스트에 의해 제어되는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로부터의 물소리를 닮은 사운드는 컴퓨터로 입력되며, 작가가 개발한 디퓨전 모델(diffusion model)기반의 미세변주(micro-variation) 알고리즘을 이용해 계속해서 유사하지만 다르게 재생산되며 음악적 패턴을 만들어간다. 작가가 입력하는 이미지 또한 그와 유사한 원리로 오디오와 동일한 파라메터를 공유하며 계속 재생산되며 변주된다.
녹음 장비 개발 이전에는 동일한 사운드가 두 번 발생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테입 레코더의 발전과 함께 오브젝트(object)화 되었고, 포노진(Phonogène)과 같은 레코더 기반의 악기들로 음악화 되었다. 스피커, 매질, 공간 등에 내재된 카오스(chaos) 원리가 우리를 완벽히 똑같은 사운드를 두 번 듣는 것을 여전히 불가능하게 만들지만, 같다고 느껴질 만큼 유사한 소리를 우리는 언제든 다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원래 동일하던 사운드들은 끊임없이 각 청취자들의 공간환경과 오디오 시스템의 특성에 따라 변형되며, 복제된 소리는 존재론적으로, 그리고 때로는 감각적으로 원래의 소리가 아니게 된다. 하나의 소리가 수없이 변형되어 전지구적으로 증식하는 이와 같은 사람의 인지능력 밖에 존재하는 압도적인 규모의 현상을 오마쥬(homage)하고자, 이 퍼포먼스에서는 그 증식의 과정의 시뮬라크르를 인공지능을 통해 가속하고 압축하여 보여주는 것 자체를 하나의 예술적 오디오 패턴으로서 선보인다.
결론적으로, 퍼포먼스의 과정에서 가상 소리 초객체를 유사 경험하며, 소리의 무한 재생산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기간:
2023.11.25
장소:
문화역 284 (서울역)
UnfoldX 2023
후원:
서울문화재단 외
작가:
류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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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작가의 초월-증식-분포에 대한 탐구의 일환으로서 제작되었다.
기술을 통한 인간의 인지력 확장은 어떤 새로운 미학적인 담론들을 창출하는가?
우리는 인간의 뉴런 구조가 뒤집어지는, 매우 특별한 시대를 맞이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현재의 뉴런 구조에 맞추어진 예술도 전에 없던 새로운 변혁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I can think infinity. But I can’t count up to one hundred thousand.”
“나는 무한을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10만까지 셀 수 없다”
-Morton, Timothy (2013). Hyperobjects
위의 말과 같이, 우리는 무한은 상상할 수 있지만, ‘막대한 유한’의 규모를 가지는 현상은 상상하기 힘들며, 그 부분으로서만 감각하거나 파악할 수 밖에 없다.
무수한 센서들과 데이터, 수학 공식들로 무장한 기계가 대신 그 전체 현상들을 분석, 정규화, 요약 그리고 전달해 주는 지금, 우리는 전체로서의 극소 또는 극대의 초객체를 흐릿하게나마 감각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본다.
그것을 통해 우리는 범인이지만 과거 기준 초인의 통찰력을 가지게 되어 가는 중이라고 생각한다면, 또한 그것으로부터 새로운 종류의 혁신적인 시적 영감이 발생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그 뉴런의 변혁에서 오는 미묘한 차이에서 발생하는, 새로 등장할 것으로 확실시 되는 지각을 작가의 시각으로 탐구한 작품이다.,